3:14 이러므로 내가 하늘과 땅에 있는 각 족속에게
3:15 이름을 주신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비노니
3:16 그의 영광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너희 속사람을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시오며
3:17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너희 마음에 계시게 하시옵고 너희가 사랑 가운데서 뿌리가 박히고 터가 굳어져서
3:18 능히 모든 성도와 함께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고
3:19 그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함을 깨달아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신 것으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시기를 구하노라
3:20 우리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능력대로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에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실 이에게
3:21 교회 안에서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이 대대로 영원무궁하기를 원하노라 아멘
<본문의 대의>
바울서신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편지의 전반부와 후반부가 비교적 선명하게 나누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전반부는 주로 교리에 대한 교훈, 그리고 후반부는 삶에 대한 교훈입니다. 에베소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3장은 허물과 죄로 죽었던 우리가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게 되었다는 복음 진리를 선포합니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그러므로 구원받은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교훈합니다. 오늘 본문은 전반부를 마무리하는 부분입니다. 에베소서에는 놀랍게도 전반부의 마지막을 기도로 하고 있습니다.
14~15절 : 기도의 대상과 기도의 자세
16절 : 속사람이 강건해지기를 기도함.
17절 : 그리스도께서 마음에 계시게 해달라고 기도함.
18~19절 : 모든 성도와 함께 그리스도의 사랑을 더 깊이 알아가게 해달라고 기도함.
20~21절 : 그리고 마지막은 송영(찬송)으로 마무리.
<묵상>
에베소서에는 세 번에 걸쳐 바울의 기도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인사말을 마치자마자 고백한 긴 찬송시에 이어진 기도문입니다.
두번째는, 오늘 우리가 읽은 전반부(1~3장)를 마무리하는 기도문이고,
마지막은, 편지의 마지막에 에베소 성도들을 향한 축복기도입니다.
짧은 6장의 편지 속에 기도문을 이렇게 세 번씩이나 포함시킨 것은 무엇보다 에베소 교인들을 향한 바울의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잘 나타내 보여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또 깊이 생각한다면 그를 위해 기도하게 됩니다. 기도만큼 우리 사랑을 잘 나타내 주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가족들을 사랑하신다면, 또 정말로 예소망교회와 성도들을 사랑하다면, 가족들을 위해서, 또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서 늘 기도하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본문을 통해 얻게 되는 큰 유익은 바로 사도바울이 기도한 내용입니다. 우리의 기도의 내용을 보면 다분히 물질적이고 육체적이며 현세적인 기도가 많습니다. 그런데 바울의 기도를 들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의 기도와는 많이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바울의 기도를 보면 가장 먼저, 속사람의 강건함을 위해 기도합니다. 우리는 과연 겉사람의 건강만큼이나 속사람의 건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육체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는 만큼, 속사람의 건강을 위해서도 기도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자녀들의 몸이 건강하고, 공부를 잘 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좋은 데 시집 장가가는 것만큼 예수 잘 믿고, 신앙생활 잘하고, 영적으로 성숙하는 데 관심을 갖느냐 하는 것입니다. 바울의 기도는 우리가 진짜 기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또한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마음에 계시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마음에 계신다는 말은 우리의 함께 거하시면서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의지와 삶을 주관하시고 다스려 주신다는 말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주인이 되셔서 나를 전적으로 다스려 주신다는 의미입니다. 성도가 영적으로 강건하게 되는 것이 성령의 역사로, 하나님의 능력으로 가능하다면, 성도의 마음이 즉, 생각과 감정과 의지와 삶이 그리스도의 지배를 받고, 그리스도의 다스림을 받고 사는 것은 오직 믿음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성도와 함께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더 깊이 알아가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본문에서는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이라고 번역했는데 원문 그대로 옮기면 ‘지식을 초월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모든 인류를 품을 수 있을 만큼 넓고 이 세상뿐 아니라 영원까지 계속될 만큼 충분히 길고 하늘 끝까지 닿아 하나님과 우리를 능히 화목하게 할 만큼 충분히 높고 가장 타락한 죄인들에게까지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깊은 사랑입니다. 찬송가 304장의 고백처럼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을 어찌 말로 다 형용할 수 있겠습니까?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다 기록할 수 없고 저 하늘 끝까지 쌓아도 다 채울 수 없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요,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기도>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사도바울의 기도에 대해 묵상하면서 우리의 기도를 돌아보게 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 시간 우리도 바울과 같이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기도를 올리고자 하오니 주께서 들으시고 응답하여 주옵소서!
주여! 우리의 속사람을 강건하게 해 주옵소서! 성령으로 충만케 하여 주옵소서! 오직 그리스도께서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온전히 다스려 주옵소서! 그러기 위해서 믿음을 더하여 주옵소서! 우리 예소망교회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더 깊이 깨닫고, 더 많이 알아가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그래서 하나님의 풍성한 사랑과 은혜를 충만하게 맛보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