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 요한복음 13:1
오늘 말씀에는 특별한 감동이 있습니다.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이 어떠한지를 구체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예수님께는 이 땅에서의 마지막 사명인 십자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십자가에서 달려 죽으시기까지 불과 하루밖에 남겨 두지 않은 때입니다.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이제는 사랑하는 제자들을 남겨두고 떠나야 한다는 현실 앞에서 예수님은 마음이 많이 아프실 뿐 아니라,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때 주님이 하신 일이 무엇입니까?
13:1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이 말씀을 통해 우리가 분명히 알 수 있는 진리는 무엇입니까?
1. 하나님은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십니다.
여기서 ‘자기 사람들’이란 과연 누구를 말할까요? 일차적으로는 예수님이 3년 동안 데리고 다니면서 자기와 꼭 닮은 사람으로 만들어 보려고 무척 애를 쓰셨던 12제자들을 의미할 것입니다. 그러나 보다 넓은 의미로는 오늘날 예수님을 구주와 주로 영접하고,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우리 모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사43:1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또한 주님은 ‘자기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요10:28 내가 그들에게 영생을 주노니 영원히 멸망하지 아니할 것이요 또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을 자가 없느니라
10:29 그들을 주신 내 아버지는 만물보다 크시매 아무도 아버지 손에서 빼앗을 수 없느니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엄청난 특권을 입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바로 우리들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니까 이 세상 모든 사람을 다 사랑한다고도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사랑입니다. 그러나 자기 사람들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독특하고, 특별하고, 또 강력합니다.
요일4:9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 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
4:10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
사랑하는 예소망교회 성도 여러분, 우리가 바로 예수님이 말씀하신 ‘자기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온통 독차지하고 있는 ‘자기 사람들’이 바로 우리라는 사실입니다. 십자가를 앞에 두고 모든 사랑을 다 쏟아부으시면서까지 사랑하신 주님의 사랑은 단지 제자들만을 향한 사랑이 아니고, 바로 오늘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이셨다는 말씀입니다.
2. 하나님은 ‘이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십니다.
‘이 세상’은 예수님이 늘 안타깝게 여기시고, 고통의 눈으로 바라보시던 세상입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이란 말을 주로 심판과 관련하여 사용하셨음을 봅니다. 이 세상은 죄와 죽음이 지배하는 영역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죄로 타락한 인간들이 하나님을 대적하면서 제 맘대로 사는 현장을 말하는 것입니다. 어두운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환영하기는커녕 오히려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세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 믿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것이요, 하나님께 속한 자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특별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죄악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 더욱 힘든 것이죠.
우리가 이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것을 주님은 아십니다. 죄 때문에 얼마나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하는지 잘 알고 계십니다. 수고와 슬픔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눈물과 한숨과 고통이 떠날 날이 없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남모르게 울기도 하고 탄식하기도 하는 것을 주님이 너무나 잘 알고 계십니다.
때론 억울하게 누명을 당하고, 부당하게 고난을 당할 때 주님은 그 억울함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십니다. 때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마음에 큰 상처 입고 힘들어 할 때 주님은 그 아픔을 잘 알고 계십니다. 주님은 이 세상에서 이 모든 고난을 친히 몸으로 경험하셨기 때문입니다.
히4:15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4:16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3. 하나님은 이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십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본문은 ‘끝까지 사랑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끝까지’ 라는 말은 먼저 ‘생명이 다하기까지’ 라는 시간적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이 세상에서 목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라는 말도 되고, 제자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라는 말도 됩니다.
더 나아가서는 ‘생명을 다 주시기까지’ 라는 ‘정도’의 의미도 있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줄만큼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말씀입니다. 즉,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되 완전하게 사랑하시고, 또한 영원히 사랑하신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신 주님의 사랑입니다.
베드로를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베드로는 예수님이 그의 형제 안드레와 더불어 처음으로 제자로 부르신 사람입니다. 지난 3년 동안을 예수님 뒤를 따라다니면서 열심히 배웠고, 주님과 동고동락을 했습니다. 그래도 예수님의 열 두 제자 중에서 수제자로 대접받던 사람이 아닙니까? 예수님은 이 베드로를 얼마나 믿었을까요?
그는 예수님께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죽을지언정 결코 주를 버리지 않겠습니다.” 자신감의 끝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결정적인 순간에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했습니다. 위기를 당하니까 예수님을 모른다고 하고, 맹세까지 하고, 또 저주까지 하면서 부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실패한 후 낙심에 빠져 물고기를 잡고 있는 베드로를 찾아 가셨습니다. 숯불에 구운 떡과 생선을 준비하시고 베드로에게 먹이십니다. 그리고는 묻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다시금 그를 주님과의 사랑의 관계로 불러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자의 위치를 회복시켜 주시고, 다시 한번 목양의 사명을 맡겨 주십니다. 자기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시는 주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때는 우리의 믿음이 병들 때가 있습니다. 어떤 때는 세상에서 살다보면 주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자리에 가서 서 있을 때도 있습니다. 어떤 때는 낙심하고 좌절하여 다시 일어설 힘조차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나를 향해 이렇게 말씀합니다. “나는 너를 끝까지 사랑한단다.”
남이 모르는 골방에서 남 모르는 아픔으로 한숨 쉬고 고통스러워 할 때, 아무도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 같은 고독을 느낄 때 그 은밀한 곳에도 주님은 찾아오셔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를 끝까지 사랑한단다.”
나이가 들어서 머리는 하얗게 세고 힘은 빠지고 이제는 그렇게 따르던 사람들도 하나 둘씩 다 떠나고 혼자서 빈방 지키면서 자식들 눈치 봐 가면서 남은 여생을 살아야 하는 피곤한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 그런데 주님은 그들을 향해서 뭐라고 말씀하십니까? “내가 너를 끝까지 사랑한단다.”
부요할 때만 나를 사랑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건강할 때만 나를 사랑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주를 위해 열심히 헌신할 때만 나를 사랑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주님은 끝까지 나를 사랑하십니다.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시는” 이 사랑을 깊이 묵상하는 고난 주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