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두 손을 들었나이다 / 시편 88:1~9
시편 88편을 시의 종류에 따라 분류하면 ‘비탄시’에 해당합니다. 비탄시 가운데서도 가장 애절한 시요, 시종일관 고통과 탄식으로 가득한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편을 묵상하면서 깨닫는 것이 있었습니다. 찬양은 기쁠 때, 즐거울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 때, 고통 가운데서도 하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아니 어쩌면, 힘들 때일수록 우리의 고백과 찬양을 하나님께 올려드려야 하고, 그때 우리는 고난 가운데서 믿음을 지킬 수 있고, 인내하며 승리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한 사람의 간절한 기도와 절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88:9下 여호와여 내가 매일 주를 부르며 주를 향하여 나의 두 손을 들었나이다.
여기서 우리가 특히 주목하게 되는 것은 “나의 두 손을 들었나이다.”라는 표현입니다. 이 시의 저자는 왜 두 손을 들었을까요?
1. 두 손을 들었다는 말은 간절히 기도한다는 의미입니다.
시편 88편은 하나님의 징벌로 말미암아 죽음의 문턱에 이르게 된 한 영혼의 절규를 기록한 시편입니다. 지금 시인이 당한 상황은 어떤 상황입니까? 3절~9절上 까지를 보면, 그 상황을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88:3 무릇 나의 영혼에는 재난이 가득하며 나의 생명은 스올에 가까웠사오니
88:4 나는 무덤에 내려가는 자 같이 인정되고 힘없는 용사와 같으며
88:5 죽은 자 중에 던져진 바 되었으며 죽임을 당하여 무덤에 누운 자 같으니이다 주께서 그들을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시니 그들은 주의 손에서 끊어진 자니이다
88:6 주께서 나를 깊은 웅덩이와 어둡고 음침한 곳에 두셨사오며
88:7 주의 노가 나를 심히 누르시고 주의 모든 파도가 나를 괴롭게 하셨나이다 (셀라)
88:8 주께서 내가 아는 자를 내게서 멀리 떠나게 하시고 나를 그들에게 가증한 것이 되게 하셨사오니 나는 갇혀서 나갈 수 없게 되었나이다
88:9上 곤란으로 말미암아 내 눈이 쇠하였나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 가운데서 시인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88:9下 여호와여 내가 매일 주를 부르며 주를 향하여 나의 두 손을 들었나이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며,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리며, 간절히 부르짖고, 기도했다는 것입니다.
내가 잘될 때는 친구도 따르고 사랑도 따르지만, 내가 안 될 때는 친했던 친구도 떠나고, 사랑했던 사람도 모두 떠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실제로 큰 병에 걸리거나 많은 고난을 당하게 되니까 자식들도 연락을 끊고, 모른척하더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제법 잘 사는 형제들도 다 모른척하고 인연을 끊어버린답니다. 그래서 결국 그 사람을 돌보는 것은 ‘국가요, 교회요, 자선단체다’ 라는 얘기를 듣습니다.
이런 기가 막힌 상황에 놓인 시인은 기도를 선택합니다. 앞뒤좌우가 다 막혀 있다 할지라도 하늘의 하나님은 보고 계시고, 듣고 계시기 때문에 하나님을 향해 두 손을 높이 들고 부르짖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도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놀라운 기적의 역사를 일으킵니다. 출애굽기 17장에 보면, 르비딤 골짜기에서 아말렉 군사와 대전할 때, 모세가 손을 들어 하나님께 기도함으로써 전쟁에서 승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때 손을 들어 기도하면 승리하고, 손을 내리면 패배하더라는 거죠. 그래서 아론과 훌이 옆에서 두 손을 받들어 종일토록 손이 내려오지 않게 함으로써 승리합니다.
사실 사람이 배부르고 풍성할 때에는 기도가 잘 안 되지만,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기도가 나오고, 저절로 두 손이 올라가고, 저절로 무릎을 꿇게 됩니다. 그런데 기도를 하다 보면 놀라운 담력이 생기고, 마음에는 평안이 찾아오고, 새 힘이 넘치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래서 세월이 지나고 보면 깨닫게 되는 것이 여러 가지 힘든 환경과 암담한 상황은 사실 나를 기도하게 하신 하나님의 축복이었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세상의 고난이나 질병, 좌절의 늪에 빠져도 우리는 낙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나아가 간절히 기도하게 하고, 또한 하나님은 그 기도를 들어주심으로써 우리에게 복을 주시고,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약5:13 너희 중에 고난 당하는 자가 있느냐 그는 기도할 것이요 즐거워하는 자가 있느냐 그는 찬송할지니라
5:14 너희 중에 병든 자가 있느냐 그는 교회의 장로들을 청할 것이요 그들은 주의 이름으로 기름을 바르며 그를 위하여 기도할지니라
5:15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그를 일으키시리라 혹시 죄를 범하였을지라도 사하심을 받으리라
5:16 그러므로 너희 죄를 서로 고백하며 병 낫기를 위하여 서로 기도하라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큼이니라
2. 두 손을 들었다는 말은 완전히 항복한다는 의미입니다.
두 손을 든다는 말은 “항복합니다. 당신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두 손을 들고 나아가는 것은 하나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겠다는 말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했을 때에는 늘 저주가 임했고, 순종했을 때에는 항상 놀라운 축복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주 단순한 논리이지만, 오늘 우리의 삶에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두 손을 든다는 말은 ‘주님 뜻에 온전히 순종하겠습니다’ 라는 우리의 고백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두 번 죄를 짓게 되면 죄에 대해서 담대해 집니다. 작은 죄를 소홀히 여기면 배짱이 생기고, 결국은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큰 죄를 지어도 양심의 가책이 없어집니다. 결국은 그렇게 멸망의 길로 걸어가는 것입니다.
주일을 범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주일 예배에 한번 두 번 빠지게 되면, 그것이 습관이 되어서 나중에는 별 거리낌이 없어집니다. 술을 마시는 것도 그렇습니다. 술에 취하면 죄책감마저도 사라집니다. 윤리적인 범죄나, 국가의 법을 어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번 두 번 해 보니까 점점 담대해지게 되죠.
그런데 이때 우리로 하여금 순종을 배우게 하는 것이 고난입니다. 우리 자신의 힘과 지혜와 능력과 수단 방법을 내려놓게 하는 것이 고난입니다.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서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게 된다”는 진심의 고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고난을 통해서 하나님께 항복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때 우리는 두 손을 번쩍 들고 주님 앞으로 나올 수가 있습니다.
시인은 절망적인 상황과 환경 가운데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봅니다. 하나님께 다 맡깁니다. 주님 뜻대로 순종하겠습니다. 나를 구원해 주십시오.
88:13 여호와여 오직 내가 주께 부르짖었사오니 아침에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이르리이다
나의 계산과, 나의 계획과, 나의 수단과 방법을 다 내려놓고, 오직 주님의 도우심과 주님의 구원하심만을 바라보며 날마다 주님 앞에 나아가는 모든 예소망 가족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두 손을 들었다는 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의미입니다.
성도의 삶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때 존재의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본받아> 라는 고전을 지은 유명한 수도사 ‘토마스 아켐퍼스’는 “십자가를 지는 어려움이 있을 지라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 반드시 축복하신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그의 자녀들이 거룩한 손을 들기를 원하신다고 말씀합니다.
딤전2:8 그러므로 각처에서 남자들이 분노와 다툼이 없이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원하노라
분노와 다툼은 고통스러운 상황에 대한 우리의 반응입니다. 참다 참다 폭발하기도 하고, 끝까지 내 주장을 외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하나님께 감사하고 영광 돌리는 것을 말합니다. 분노와 다툼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오늘 시인이 바로 그랬습니다.
88:9 곤란으로 말미암아 내 눈이 쇠하였나이다 여호와여 내가 매일 주를 부르며 주를 향하여 나의 두 손을 들었나이다
“매일 주를 불렀다”는 말은 ‘기도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또한 찬송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왜요? 이 시의 저자 헤만은 그 직업이 찬송하는 자였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눈이 쇠할 정도로 힘든 일을 당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주님을 의지하고 감사하겠습니다. 찬양하겠습니다. 라는 고백인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중심에 이 고백이 있기를 원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감사하고, 찬양하고, 영광 돌리기 원합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오직 하나님을 찬양하겠습니다.”
말씀을 맺습니다.
주를 향해 두 손을 높이 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1. 간절히 기도한다는 의미입니다.
2. 완전히 항복한다는 의미입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의미입니다.
이 고백과 찬양이 이 시간 우리 모든 가족들의 고백과 찬양이 될 수 있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